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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다음작가전 정희승 개인전 ‘부적절한 은유들’리뷰
작성자    김영태     파일첨부 : 1374306863-1L.JPG
조회수    1161



11회 다음작가전 정희승 개인전 ‘부적절한 은유들’리뷰

 

전시장소: 아트선재센터 3층

전시기간: 2013.07.106-08.18

 

일상적인 공간 및 사물을 재배치한 결과물

 

글: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진이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고 인식한다. 또 수많은 사진들이 외형적으로 현실과 닮았다. 하지만 사진은 결코 현실의 거울이나 단순한 복제가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 사건, 사람 등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복제한 결과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얼핏 보면 현실과 외관이 유사하다. 객관적으로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수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촬영부터 최종인화까지 여러 제작단계마다 사진가의 표현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되기 때문에 순도가 높은 객관적인 결과물 그 자체로 존재 할 수 없다. 또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 ‘낯설게 보이기’이다.

후처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이미지 변형을 시도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이다.

 

이번에 정희승이 발표한 작품에서 그러한 표현전략을 읽을 수 있다.

정희승은 그동안 사진적인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인물사진을 찍은 작품을 발표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이 배제된 현실을 해체하고 재배치한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일상적인 공간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물이나 공간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했다. 극사실적으로 재현해서 본래의 의미와는 다른 맥락으로 배치하여 낯설게 보이기를 시도한 것처럼 판단된다.

일상의 평범한 사물과 공간이 오브제로 변주됐다. 작가는 평범한 대상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어 개념화 하는 시도를 했다.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철학적인 사유세계를 표현하여 이성도 함께 자극하려는 의도이다.

이미 오래전에 미술은 개념화 되었고, 사진도 개념적인 매체로 변주되었는지 반세기가 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사진에서도 일반화되었는지 오래된 일이다. 그 결과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과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동시대 미술작가들이 추구하는 지점이 겹쳐지고 있다. 사진이 현대미술이고 현대미술이 사진이 됐다. 현대미술의 주도적인 매체 중에 하나가 사진이고 사진의 위치는 견고해졌다.

작가의 표현의도가 이 지점과 만나고 있다.

사진가라는 개념을 초월하여 동시대 미술과 만나는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작가의 기본적인 정치적 태도가 드러나고 있다.

 

정희승이 이번에 발표한 작품도 이 지점 어디엔가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사진과 원초적인 뿌리가 다르다. 직관적인 사진 찍기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래서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작업이 그 정당성을 견고하게 확보하면 작가의 텍스트가 좀 명료하고 완결성이 있어야 한다. 또 최종 결과물도 시각적으로 철학적인 사색이 깊이 있게 드러나야 한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사진은 너무나도 시각적인 매체이므로 작품의 표면도 감각적이고 타자를 압도하는 에너지가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사진은 분명한 한계지점이 존재하는 매체이다. 문자나 우리의 사유세계와는 다르게 선형적이지 못하고 비논리적이다. 또 스스로 모든 것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문자로 표현 할 수 있는 부분과는 다른 영역에 존재하는 메시지를 전달 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점을 간과하게 되면 작품이 전체적으로 경직되어 완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사진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영역이 별도로 있다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주제가 시각적인 요소와 효과적으로 조합되었을 때 사진으로 주제를 제시한 당위성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번에 작가가 발표한 작품은 최근에 한국의 다른 사진가들이 생산한 작품과는 차별지점이 존재한다.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대상을 다룬 것도 아니다. 현대미술의 장안에서 동시대 미술작가들이 다루는 영역과 만나고 작가의 태도도 그것과 동일하다. 그래서 독창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좀 더 완성도를 확보하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힘이 보완되어야 한다. 감각적인 파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개념이 좀 더 정교하고 깊이감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의미 있음과 무의미의 경계지점을 확장해서 또 다른 층위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인 점이다. 사물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고 새로운 관점이 느껴진다.

그래서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고 궁금하게 느껴지는 작가이다. 이 작가가 좀 더 성장하려면 한국사진 혹은 한국미술을 뛰어 너머서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주제와 완성도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작가의 미래가 더욱 더 궁금하게 느껴지고 다음에 발표 할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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